2026년 핵심 인테리어 디자인 트렌드 11
인테리어 트렌드가 변할 때마다 집 전체를 바꿀 수는 없겠지만, 트렌드를 살펴보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먼저 레노베이션이나 공간 변화를 계획 중이라면 좋은 영감이 되겠죠.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인테리어 디자인에 반영된 현재의 사회적 분위기와 문화를 읽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유행하는 소재나 스타일은 우리가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는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아침에 눈을 떴을 때와 밤에 집으로 돌아올 때 어떤 감정을 느끼고 싶은지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그런데 문밖 세상이 점점 더 어둡고 불안하게 느껴지는 걸까요? 2026년 인테리어 트렌드는 ‘생활감’이나 ‘고색창연한 멋’이 묻어나는 공간입니다. 많은 사람이 집만큼은 인간적이고 따뜻한 장소가 되길 바라고 있기 때문이겠죠. 또 2026년 인테리어 디자인은 자연스러움, 유기적 아름다움, 그리고 거리낌 없는 화려함을 추구합니다. 패브릭 마감 장식에서 고재까지, 세계적인 인테리어 디자이너들과 영국 <보그>가 예상하는 새해 인테리어 트렌드를 살펴보고, 실질적인 팁과 쇼핑 아이디어를 참고해보세요.
1. 네가 ‘진짜’ 사는 그 집
2026년을 관통할 인테리어 키워드는 ‘누군가 실제로 살며 사랑하는, 생활감이 느껴지는 집’입니다. 정리에 타고난 행운아를 제외하면 오래전부터 서서히 무르익어온 변화죠. “요즘 소셜 미디어에서는 인테리어가 사진을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요. 실제로 사용 중인, 날것 그대로의 공간을 보여주기 시작했죠.” 시빌 콜팩스 & 존 파울러(Sibyl Colefax & John Fowler)의 디렉터 루시 해먼드 자일스는 말합니다.
빈테리어(Vinterior)의 브랜드 총괄 소피 살라타 역시 같은 생각입니다. 2026년 인테리어 디자인의 모든 요소는 ‘진짜 집처럼 느껴지는 공간 만들기’를 추구한다고 말하죠. 오랜 시간에 걸쳐 하나씩 더한 듯한 잡동사니와 인테리어가 이루는 ‘불완전함’은 사람들에게 가장 와닿고, 매력적이라고 느껴지는 분위기입니다.
이는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도 자연스러운 흐름이에요. “지역 기반의 소규모 제작자, 그리고 앤티크 가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요. 앤티크 가구 구매는 가장 지속 가능한 가구 소비 방식이기도 하죠.” 해먼드 자일스는 또 이렇게 덧붙입니다. “재사용하거나 재활용하고, 용도를 바꾸는 일은 물건에 완전히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요.”
2. 내추럴 우드 키친: 빌트인과 언피티드 사이
주방은 컬러풀한 빌트인 형태가 아닌 소박한 스타일로 돌아가고 있어요. 역사가 100년도 채 되지 않은 빌트인 키친의 유행은 점차 힘을 잃고, 대신 전체적으로 짜맞추지 않은(Unfitted) 독립된 우드 소재 주방 가구가 더 눈에 띄기 시작했죠. “거실이나 침실에도 똑같은 가구를 들이지 않으면서, 왜 주방만 그렇게 해야 할까요?” 베르둘라(Berdoulat)의 패트릭 윌리엄스는 말합니다. 그는 이전부터 가전제품에 맞춘 유닛 대신, 비례와 개성이 살아 있는 단품 가구로 구성한 주방 인테리어를 제안해왔죠. “이렇게 배치하면 주방이 시간을 두고 유기적으로 완성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윌리엄스는 오크, 더글러스 퍼(미송), 월넛을 사용해 맞춤형 가구를 제작하는데, 가구 하나하나 서로 다른 방식으로 마감합니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쓸수록 멋이 더해지는 마감 스타일인 ‘리빙 피니시’가 인기죠.
목재는 물론 빌트인 주방에 사용해도 무척 아름답습니다. 대리석 같은 석재부터 금속에 이르기까지 다른 자연 소재와 나무를 매치할 때 공간을 한층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바꾸죠. 스튜디오 더건의 티파니 더건은 특히 스테인리스 스틸과 자연목의 조합이 올해 더 주목받으리라 전망합니다.
3. 더 널리, 다양하게 쓰이는 나무
올해 목재에 대한 집착은 주방에만 머무르지 않을 듯합니다. 스튜디오 맥그래스의 켈리 맥그래스는 밝은 톤의 목재가 오랫동안 주류를 이뤘지만, 이제는 더욱 어두운 톤의 목재가 다시 유행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핵심은 ‘개성’이죠. 뉴욕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케이티 하비슨은 “벌 스타일(Burl Style)이라고도 부르는 나이테나 옹이의 형태, 색의 깊이감,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받침대 같은 요소가 목재의 개성을 결정합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는 여러 층위가 겹친, 오래 가지고 있었던 듯한 개인적 분위기를 추구하는 흐름과도 정확히 맞아떨어진다고 덧붙입니다.
실제로 지난 한 달 동안 ‘벌 무늬목(Burl Wood Furniture)’에 대한 구글 검색량은 5,000% 이상 증가했죠. 더건은 이에 맞물려 묵직한 빈티지 브루탈리즘 가구 역시 주목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브루탈리즘 가구는 무게감이나 존재감, 파티나가 뚜렷한 스타일로 ‘Guillerme et Chambron’이나 ‘Brutalist Furniture’로 검색해보면 그 미학이 한 번에 파악됩니다.
또 목재의 유행은 침대에도 적용돼, 스튜디오 맥그래스는 안락함과 스타일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보호막처럼 포근한 썰매형 침대를 다수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목재라는 소재에 형태감과 부드러움을 대비시키려는 흐름을 반영합니다.
4. 텍스타일 월 행잉
태피스트리처럼 감촉이 느껴지는 월 행잉 아트에 대한 관심 역시 커지고 있습니다. “텍스타일 아트는 앤티크와 모던 스타일 모두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또 공간의 레이어를 풍부하게 만들죠. 디지털화되는 세상 속에서 진정성과 유기적 감각을 선사해 더욱 공감을 얻고 있어요”라고 인테리어 디자이너 크리스티안 벤세는 말합니다.
2025년 하우스 & 가든 디자인 어워드에서 ‘올해의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수상한 레이철 처들리는 이를 시대적 반응으로 봅니다. “세상이 차갑고 어둡게 느껴지면 사람들은 온기와 아늑함을 원해요. 질감이 살아 있는 월 행잉은 바로 그 욕구를 만족시켜줍니다.”
벤세는 최근 남아공 출신 아티스트인 프랜시스 VH와 협업해 런던의 고급 아파트 60 커존을 위한 모헤어 태피스트리 2개를 제작했습니다. 길이만 2.5m가 넘는 대형 태피스트리 작품이 개방형 리빙 공간에 아늑함과 온화함을 더하죠. 그는 “수공예 특유의 입체적 질감과 추상적 디테일은 다른 가구의 조형미와 훌륭한 조화를 이룹니다”라고 설명합니다.
월 행잉이 시선을 얼마나 강하게 사로잡는지 증명하는 사례는 더 있습니다. 아만다 브룩스의 뉴욕 타운하우스에 걸린 펠리컨 하우스의 맞춤형 보태니컬 태피스트리(위), 혹은 할머니의 식탁보를 재구성해 만든 크리스타벨 맥그리비의 핸드메이드 월 퀼트가 그 예죠. 또 이것들은 텍스타일이 개인적 역사를 담아내는 훌륭한 인테리어 요소가 될 수 있는지도 보여줍니다.
이런 앤티크 텍스타일을 구하기 쉬운 곳은 옥션이지만, 처들리는 집처럼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 찾길 권해요. 장식용 러그나 창고에 넣어둔 빈티지 패브릭을 벽에 거는 것도 방법이죠. 또 그녀는 “어떤 작품을 걸 때든 ‘직관’이 가장 중요합니다”라면서, 먼저 무엇을 보고 싶은지 생각해보고, 텍스타일의 질감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유리 액자가 아닌 그대로 노출해 걸기를 추천합니다.
태피스트리 역시 벽에 바로 걸거나 금속 봉을 설치해 매달아도 되죠. “거는 방식은 공간에 필요한 느낌이나 당신이 원하는 편안한 분위기의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5. 오케이셔널 소파
오케이셔널(Occasional) 소파는 이름 그대로 가끔 앉는, 다용도 의자를 말합니다. 리클라이너 의자나 데이베드 등이 그 예죠. 맞춤형 오토만, 붙박이 의자 뱅큇(Banquette) 등을 선보이며 인스타그램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더 하우스 업스테어스 창립자 조디 헤이즐 우드에 따르면, 오케이셔널 소파는 올해 특히 주목해야 하는 아이템입니다. 메인 소파처럼 필수품이 아닌 오케이셔널 소파는 인테리어적 즐거움을 위해 보통 현관이나 주방, 침실 등에 놓습니다.
헤이즐 우드는 오케이셔널 소파의 장점에 대해 “메인 소파만큼 실용적이지 않고 크기도 대부분 작지만, 대신 더 다양한 형태나 패브릭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합니다. 유희적이고 때론 실용성을 많이 따지지 않는 텍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는 가운데, 오케이셔널 소파는 메인 소파를 바꾸지 않고도 취향을 과감하게 펼쳐볼 수 있는 부담 없는 방법이죠. 최근엔 많은 이들이 작은 빈티지나 앤티크 소파를 구입한 후 새로운 패브릭으로 교체해 소파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6. 타일에 더한 예술성
주방 벽면 마감은 체커보드 타일의 시대가 저물고, 회화적인 핸드 페인팅 타일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스튜디오 홀론드의 피비 홀론드는 아름다운 핸드 페인팅 타일이 더욱 포근한 분위기와 향수를 자아낸다고 해요.
세라믹 아티스트 프레이야 리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하이디 카일리어와의 프로젝트를 위해 맞춤형 플로럴 타일 디자인을 선보였고(위), 프랑스 아티스트 루이 바르텔레미가 손으로 그린 발리니움의 ‘이집토마니아(Egyptomania)’는 주방 벽면을 인상적으로 바꿉니다. 또 페트라 팔룸보의 아름다운 델프트 타일과 더글러스 왓슨의 ‘프랜 데이비드슨 블러섬스’ 역시 벽면에 개성과 재미를 더해주죠.
7.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컬러 팔레트 ‘어시’
색은 분명 개인 취향의 영역이지만 새해 들어 유독 눈에 띄는 색이 있습니다. 바로 엷은 청회색의 ‘더스티 블루’입니다. 더건은 초콜릿 브라운의 가장 세련된 새 파트너로 이 파우더리한 블루를 꼽습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하비슨은 깊고 머디한 그린, 캐러멜, 황토색을 가구 패브릭 교체에 활용하곤 하며, 이 컬러 팔레트로 공간 전체를 재구성하기도 한다고 해요. 한편 홀론드는 목재 컬러 트렌드에 대해, 대조적인 컬러 조합 요청이 늘고 있으며, 이는 공간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줄 뿐 아니라 창틀, 문 몰딩 같은 건축적 디테일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컬러는 아티초크 그린이에요. 자연 친화적인 차분한 색으로 공간을 압도하지 않으면서 자연의 생기를 전하는 포인트가 됩니다.
언급된 색들의 특징은 흙, 나무, 돌, 모래, 식물 등 자연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거예요. 이 ‘어시 톤(Earthy Tones)’ 색 팔레트가 2026년의 인테리어 주요 트렌드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8. 더 친밀해진 소재, 메탈
마드리드 기반의 세계적인 인테리어 디자이너 마르타 데 라 리카에 따르면 최근 금속 사용 방식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금속을 산업적 소재나 장식 용도로만 보던 시선에서 벗어나, 조형적이면서도 정서적 터치가 느껴지는 가구의 핵심 소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라며 새로운 흐름을 짚어냅니다. 그녀의 신작 ‘오브 마블 앤 메탈(Of Marble and Metal)’ 컬렉션 역시 이런 진화를 잘 보여줘요. 이 컬렉션은 금속을 패브릭처럼 촉각적이고, 파티나를 쌓아가는 살아 있는 소재로 재조명합니다.
인테리어에서 금속을 아름답게 사용하는 비결은 ‘대비’입니다. 금속은 단독으로 사용할 경우 강하고 엄격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대리석이나 리넨, 목재 같은 자연 소재와 어우러지면 한층 부드럽고, 안정적이며, 인간적인 인상을 띱니다.
데 라 리카는 시간의 흔적이 파티나로 남는 금속의 시간성에 대해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시대에 금속이 더욱 의미 있게 느껴집니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세상에서 금속은 존재감과 기억, 그리고 영속성을 품고 있어요.”
9. 프린지의 귀환
펜로즈 틸버리의 로즈 핸슨과 샬럿 틸버리는 침대, 소파, 체어, 쿠션에 프린지 장식만 더해도 장식적 디테일을 한층 높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굵게 꼰 불리언(Bullion)이나 섬세한 브러시드(Brushed) 스타일, 구슬, 태슬 등 선택할 수 있는 프린지 스타일이 무궁무진한 만큼, 절제되거나 과감한 연출이 얼마든지 가능하죠. 두 사람은 “단순한 커튼이나 패브릭도 놀라울 만큼 럭셔리하게 보이게 만드는 간단한 방법”이라며, 고급 프린지를 찾기에 가장 신뢰할 만한 곳 중 하나로 새뮤얼 & 선즈(Samuel & Sons)를 꼽습니다.
이 밖에도 정교한 장식들이 다시 주목받을 전망입니다. 홀론드는 최근 몇 년간 여기저기 과하게 활용된 물결무늬의 스캘럽 에지(Scalloped Edges) 대신, 질감이 살아 있는 태슬이 떠오를 것으로 예측해요. 그녀는 “보다 은근하게 유희적이고, 애써 꾸민 느낌이 없습니다. 그저 시크할 뿐이죠”라며 커튼과 가구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화려한 태슬의 매력을 소개합니다.
10. ‘큰 그림’을 더 쉽게
훌륭한 작품을 예산에 맞게 찾는 일은 언제나 쉽지 않습니다. 특히 XXL의 큰 사이즈를 원한다면 더더욱 그렇죠. 이럴 땐 합리적인 가격의 작품을 소개하는 소타(SOTA)의 창립자 엠마 랭의 ‘XL 프린트 컬렉션’이 해답입니다. 전 세계 아티스트들의 대형 작품 500여 점을 선보이는 이 컬렉션에는 가로 길이만 2m에 달하는 작품도 포함돼 있습니다. 덕분에 일반적인 작품 가격보다 적은 비용에 강렬한 작품으로 허전한 벽면을 채울 수 있죠. 무엇보다 작품의 완성도와 작가의 진정성은 사이즈 이상입니다. 랭은 많은 사람들이 크고 아름다운 작품과 함께 사는 삶을 꿈꾸지만, 오리지널 작품은 다가가기 힘든 부분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 컬렉션의 목표는 적절한 규모와 퀄리티를 제공함으로써 그 간극을 메우는 것이었습니다”라고 밝힙니다(우리가 특히 눈여겨본 작품은 프랭키 펜윌의 ‘Tomatoes in a Red Bowl’과 리처드 힙스의 ‘Karma, Milan, 2018’입니다).
11. 프리스탠딩 샤워
2026년을 대표할 핵심 트렌드로 급부상 중인 독립형 샤워 부스, ‘프리스탠딩 샤워’는 19세기 초 화려했던 영국의 리젠시 시대에 탄생했습니다. 지금은 클래식한 형태가 현대적인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재해석되고 있어요. 특히 ‘현대적인 영국 시골 스타일’로 유명한 럭셔리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 심스 힐디치는 욕실에 시각적 중심을 만들어주는 동시에, 보다 유연한 공간 구성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프리스탠딩 샤워를 주목합니다.
심스 힐디치 스튜디오의 파트너이자 스튜디오 리드인 베카 덴트는 프리스탠딩 샤워를 설치할 때는 크기와 비례, 마감, 그리고 주변 요소들과의 관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자연광이 풍부하거나 천장이 높은 공간에서 특히 효과적이며, 원목 바닥이나 새시 창문(Sash Windows)처럼 욕실의 핵심적 요소를 가리지 않고 드러내고 싶을 때 이상적인 선택입니다”라고 덧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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