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윤발과 판빙빙이 부산에 등장했다
중화권을 대표하는 배우 주윤발과 판빙빙이 아름다운 부산의 밤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10월 4일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아내와 함께 참석한 주윤발과 코럴 컬러의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은 판빙빙은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10월 5일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신작을 포함한 영화에 대해 보다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난해 양조위에 이어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주윤발은 “오랜만에 큰 상을 받아 기쁘고 좋다. 내가 한국 사람을 닮아서 한국 팬이 많은 게 아닐까?”라며 소감을 전했습니다. “영화가 없으면 주윤발도 없다”고 이야기한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는 50년 차 배우의 관록과 진심, 위트가 묻어났죠. 지난여름 건강 이상설에 휩싸이기도 했던 그는 “소문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늙는 것도 전혀 두렵지 않다. 무서울 게 없다. 그것이 바로 인생이기 때문”이라고 유쾌하게 말하며 배우로서 나이 드는 것에 대한 소신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그가 자신의 대표작으로 꼽은 <영웅본색>과 <와호장룡> 외에 오는 11월 국내 개봉하는 신작 <원 모어 찬스>를 상영합니다.
판빙빙은 한슈아이 감독, 배우 이주영과 함께 5일 오후 3시에 진행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 초청작 <녹야> 기자회견에 블랙 드레스 차림으로 자리를 빛냈습니다. <녹야>는 서로에게 위안이자 구원이 되는 두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판빙빙은 아픔을 품고 침묵 속에서 하루를 살아가는 이방인 ‘진샤’를, 이주영은 자유로운 영혼 ‘초록 머리 여자’를 연기합니다. 무엇보다 두 사람의 파격적인 변신이 시선을 사로잡았는데요. 한슈아이 감독은 “두 배우에게 이제까지 맡은 역할과 상반되는 연기를 주문하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았다. <녹야>는 나의 두 번째 영화다. 겁 없이 도전한 걸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며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습니다.
“7~8년 만에 부산에 온 것 같다. 부산국제영화제가 <녹야>를 선택해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반갑게 인사를 건넨 판빙빙은 기자회견 내내 이주영에게 뜨거운 애정을 고백하며 영화 속 두 인물의 케미스트리를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두 여자가 서로를 구제한다는 시나리오가 굉장히 감동적이었다. 지난 몇 년 동안 제가 겪은 일과 감정을 곱씹으며 역할에 금세 녹아들었다”고 말한 판빙빙은 공백기를 궁금해하는 질문에 다음과 같은 답변을 남기기도 했죠. “연기자에겐 시간을 갖고 스스로를 가라앉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눈으로 누군가의 삶을 응시하고, 색다른 인물을 구상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시간 말이다. 공백기에 나에게도 그런 힘이 생겼다. 영화도 많이 보고, 영화인들과 자주 교류하고, 영화 관련 수업도 들었다.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
주윤발과 판빙빙, 두 배우의 참석으로 더욱 뜨거워진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13일까지 이어집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네이버TV와 BIFF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밤은 한동안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