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패딩으로 우아해지기
우리는 그간 패딩을 과소평가해왔습니다. 코트보다 따뜻한 건 분명하지만 우아함을 채울 생각은 하지 못했죠. 두툼한 부피감과 불룩한 형태, 어쩔 수 없이 스포티한 무드 탓에 드레스업해야 하는 날에는 아예 선택지에도 두지 않았고요. 이제 편견을 거둡시다. 따뜻함과 우아함을 동시에 챙기는 건 욕심이 아니에요. 다채로운 선택지로 가득했던 2023 F/W 컬렉션이 이를 잘 말해주죠. 가장 이상적인 답안을 내놓은 건 디올입니다. […]
우리는 그간 패딩을 과소평가해왔습니다.
코트보다 따뜻한 건 분명하지만 우아함을 채울 생각은 하지 못했죠. 두툼한 부피감과 불룩한 형태, 어쩔 수 없이 스포티한 무드 탓에 드레스업해야 하는 날에는 아예 선택지에도 두지 않았고요. 이제 편견을 거둡시다. 따뜻함과 우아함을 동시에 챙기는 건 욕심이 아니에요. 다채로운 선택지로 가득했던 2023 F/W 컬렉션이 이를 잘 말해주죠.
가장 이상적인 답안을 내놓은 건 디올입니다. 퀼팅 재킷 스타일로 부한 실루엣을 피해 갔죠. 하우스의 시그니처이기도 한 매크로까나쥬 패턴을 가미한 버전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주고요. 무엇보다 셰이프 자체가 아름답습니다. 특히 과장된 칼라가 큰 역할을 해냈는데요. 아우터가 아닌 톱을 입은 것처럼 가볍고 세련된 느낌을 자아냈습니다. 집업 대신 단추와 벨트를 활용한 것도 인상 깊고요. 사소한 디테일이 전체적인 무드를 결정한다는 걸 알려주는 좋은 예시죠.
패턴과 프린트에 집중해도 좋습니다. 지금껏 패턴 패딩 하면 팝한 그래픽과 쨍한 컬러감이 대부분이었는데요. 이번 컬렉션에서 한껏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고전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플라워 프린트, 빈티지한 컬러감 등으로 패딩 특유의 스포티하고 영한 기운을 어른스럽게 감싸주었죠. 상반된 무드를 동시에 머금고 있는 만큼 스타일링 폭도 넓습니다. 수트 팬츠 같은 아이템으로 격식을 갖출 수도, 후디나 쇼츠로 캐주얼하게 꾸며 재미를 더할 수도 있죠. 디올처럼 클래식한 패턴을 선택한다면 실패할 확률은 더욱 줄어들 테고요.
롱 패딩은 실루엣에 신경을 쏟아야 합니다. 코트와 비슷한 셰이프일수록 멋을 내기 쉬워요. 끌로에의 롱 패딩이 모든 걸 설명해주는데요. 서서히 퍼지는 소매와 밑단이 케이프 코트와 맞먹는 기품을 완성했습니다. 막스마라의 스타일링도 재미있습니다. 칼라부터 소매 라인까지, 영락없는 코트 모양에 퀼티드 패턴을 선명하게 채웠죠. 베르사체는 한술 더 떴군요. 악어 패턴으로 퀼팅 처리를 했거든요. 어깨 라인까지 감싼 숄칼라와 나일론 텍스처까지 더해 관능적인 패딩 룩을 보여주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