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990년대 초 맹호부대에서 정훈장교로 군 복무할 때 김관진 전 장관을 상관으로 모셨다. 여단장이었던 그는 가끔 정훈·군종·법무장교를 관사로 불렀다. 저녁 먹으며 세상 이야기하기를 즐겼다.1992년 초였던 걸로 기억한다. 노태우 정권은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었다. 김 여단장은 당시 군 최고 수뇌부가 병사들에게 여당에 투표하도록 정신교육했으면 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걱정했다. 며칠 후 사단장과 영관급 이상 사단 주요 간부 20여 명이 여단장실에 모여 군 부재자투표소 운영 방침에 대한 회의를 열었다. 그 자리에서 김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