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보〉(188~200)=심원한 수읽기로 점철된 고수들의 바둑판을 따라 걷다 보면 세상이 참 넓다는 걸 깨닫게 된다. 아마추어 풋바둑에서 만나는 단조로운 길과는 도로 구조부터 다르다. 종횡 19로의 그릇에 천일야화를 담느냐, 진부한 1차원 객담으로 채우느냐의 차이다. 특히 최철한의 바둑은 언제나 변화무쌍, 천변만화 문법을 따른다. 오늘도 그는 천 길 낭떠러지와 아득한 계곡, 거친 가시밭길을 무수히 타 넘어 여기까지 왔다.하지만 이번 행로는 아쉽게도 뜻대로 안 풀렸다. 밀고 밀리는 공방의 와중에 주도권을 내주면서 어느덧 패배의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