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여름, 유럽 여행 중 덴마크의 한 미술관에서 화집 한 권을 구했다. 낯선 작가의 그림 앞에서 내 영혼의 연약한 동물을 불로 지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이 무겁고 두꺼운 화집을 여행하는 내내 안고 다녔다. 엥겔스와 친교를 나누던 큰오빠와 당대 진보주의의 영향으로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길을 간 케테 콜비츠(1867~1945)라는 여성 화가의 화집이다.아버지가 그에게 물었다. "삶에는 즐거운 일도 있단다. 근데 왜 너는 이렇게 어두운 면만 그리니?" 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에밀 졸라의 "미(美)는 추(醜)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