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2월의 31일, 새 천 년이 열린다는 기대 때문에 사람들이 유달리 들떠있던 해였다. 힘차게 떠오르는 해를 보기 위해 동해로 가고 싶었다. 지는 해를 보기 위해 서해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 친구 덕분에 엉뚱한 곳에 가긴 했지만. 결국 우리는 뜻밖의 장소를 발견했다. 일출과 일몰 모두 볼 수 있는 충남 당진의 한 작은 마을이었다.왜목마을. 이름도 예쁜 그곳에 가기 위해 서둘렀건만, 각지에서 온 차가 너무 많았다. 바닷가에 당도하지도 못한 채 차에서 밤을 맞았다. 새해 첫날엔 피곤 때문인지 늦잠으로 일출을 보지 못했다. 서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