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잘 죽는다는 게 뭘까. 잘 살았다는 전제가 없다면 잘 죽는 것의 의미도 없을 것이다. 나이 일흔이 되어보니 죽음의 공포는 더 이상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죽음의 공포를 처음 느낀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프랑켄슈타인과 드라큘라 영화를 보고 후유증에 시달렸다. 내가 자던 다락방에서 피, 해골, 송장이 무서운 귀신과 함께 한밤중 꼬마의 가슴을 공포에 떨게 했다.이런 공포는 죽음에 대한 어설픈 성찰로 이어졌다. '태어난 우리는 언젠가 모두 죽는다'라고 생각했다. 누구나 죽으면 태어나기 전과 같은 곳으로 돌아간다. 아무도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