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6년 5월 19일, 런던탑은 아침부터 사람들로 어수선했다. 오월의 햇살은 찬란했지만 분위기는 우울했다. 런던탑 내의 타워그린에는 임시 단두대(斷頭臺)가 설치됐다. 오전 9시가 지나자 한 여인이 왕실 근위병의 호위를 받으며 나타났다. 그녀는 지친 표정이었으나 위엄을 잃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단두대 위에 오른 그녀는 침착한 목소리로 왕을 위해 기도했다.그리고 단두대 앞에 무릎을 꿇었다. 사형집행관이 칼을 번득였다. 비명과 탄식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그녀의 이름은 앤 불린. 어제까지만 해도 잉글랜드 국왕 헨리 8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