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대통령 시대의 마지막 해이던 1979년 5월 19일, 보건사회부가 '표준 혼수 모형'이란 걸 제정해 각 시·도에 시달했다. "결혼 때의 혼수는 이 정도로만 하면 좋겠다"며 국가가 강력 권장하는 혼수품 목록이었다. 가정의례준칙을 시행한 지 10년이 됐어도 호화 결혼 논란이 끊이지 않자 꺼낸 카드였다. 목록은 단출하기 짝이 없었다. 이불(3장), 요·담요, 베게·방석, 옷장, 화장대, 시계나 반지, 신랑용 양복과 구두, 신부용 한복·양장과 구두, 속옷 약간, 전기다리미, 식기·취사도구 약간이 전부였다. 당시 화폐로 70만원어치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