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1월 서울 용산역 앞의 어느 주유소는 모델 에이전시에 의뢰해 '늘씬한 8등신 여성 모델' 3명을 고용했다. 주유를 시킨 것은 아니었다. 그녀들의 업무는 "고객이 기름을 다 넣고 나갈 때까지 상냥하게 웃으며 말 상대를 해주는 일"이었다. 이 특별 서비스는 몇 달씩 계속됐다. 당시 주유소들의 손님 끌기 경쟁이 얼마나 과열됐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신문은 '고객을 유혹하는 미인계 마케팅'이라고 표현했다(경향신문 1995년 3월 17일 자).주유소들의 판촉 전쟁은 1993년 7월 현대그룹의 현대정유가 시장에 뛰어들면서 불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