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장성이 몇 있었다. 그러나 내가 형님처럼 가까이 대하던 장군은 오직 채명신이 있었을 뿐이다. 황해도 곡산 사람인 그는 경북 영덕의 명문가 규수 문정인을 만나 그 가문의 사위가 됐다. 문정인의 오빠 문태준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되어 세계가 감탄하는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제도를 만든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시골 사람 채명신이 어떻게 그런 부잣집 딸의 손목을 잡을 용기를 냈을까. 아마도 산신령을 방불케 하는 그의 눈썹에 그 처녀가 먼저 반한 것은 아닐까.그는 1948년 목사가 되려던 꿈을 접고 조선경비사관학교에 입학하여 5기생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