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 농구대와 축구 골대만 덩그러니 서 있는 운동장을 어느 노부부가 천천히 걷고 있다. 잡초로 뒤엉킨 주차장은 이곳이 어떤 용도로 쓰였는지 알기 어려웠고, 도서관 앞은 깨진 유리와 부서진 책걸상으로 어지러웠다. 건물 입구마다 '2018년 2월 26일부터 폐쇄조치 합니다'라는 안내문이 써 있다. 본관 앞엔 노란색 바리케이드가 힘없이 넘어져 있고, 학생들이 한때 애용했을 자전거 거치대는 숲 한쪽으로 누워 버렸다. 7만평 캠퍼스가 적막과 같았다. 이곳은 올해 2월 폐교(廢校)된 강원도 동해시 한중대학교. 한때 재학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