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박정양은 40대 후반의 '신중하고 총명하며 정성으로 봉공하는' 신하로 고종이 특별히 신임해서 초대 주미(駐美) 전권공사에 임명된다.조선이 외국과 동등한 자주국가의 자격으로 체결한 최초의 조약인 조미수호통상조약(1882)으로 미국의 전권공사가 부임한 데 대해 조선이 답례 삼아 파견한 11명의 보빙사(報聘使)는 외교관이라기보다 견학사절단에 가까웠던 것 같다. 그런데 대부분 열혈청년이었던 이들 중 다수가 귀국 후 급진적 개혁을 목표로 쿠데타(갑신정변)를 일으키니, 외교관 파견에 대한 조야의 반대도 컸을 것이고 고종의 입지도 매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