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가을 박사 논문 자료 조사차 베를린에 머물던 나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역사의 현장을 직접 목격하게 되었다. 영원히 깨지지 않을 것 같던 장벽에 거짓말처럼 구멍이 뚫렸다. 그 사건은 사실 오랜 기간에 걸쳐 준비해 온 결과다. 그중 하나가 '환영금(Begrüßungsgeld)'이다.서독 정부는 1970년부터 동독 주민들의 서독 방문을 돕기 위해 일정한 액수의 돈을 지불해 왔다. 이유는 동독 정부가 제한된 소수에게만 서독 방문을 허용했을 뿐 아니라, 동독 마르크화(Ostmark)를 서독 마르크화(D-mark)로 바꾸는 액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