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었다. 정치·경제·외교 모두 꼬일 대로 꼬인 문제들만 가지고 있는 듯한 대한민국이지만 신기하게도 유독 건강보험만큼은 예외다. 물론 네덜란드나 스칸디나비아 수준은 아니더라도 우리는 분명히 미국이나 영국보다는 합리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특히 국민 대부분이 매년 받는 건강검진은 세계적으로도 자랑할 만하다.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면서도 매번 귀찮기만 한 건강검진. 그런데 병원에 도착하는 순간 정체성의 변화를 느끼곤 한다. 불과 몇 분 전까지 회사원이고 선생님이던 우리가 헐렁한 옷을 입은 채 의사와 간호사의 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