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5월 14일 서울 이대입구역 부근에 26㎡(약 8평) 규모의 가게 하나가 개업했다는 소식이 거의 모든 신문에 보도됐다. 서울에 최초로 등장한 '성인용품점' 이른바 '섹스숍'이었다. 진열대엔 남성용 피임 기구와 자위 기구, 성인용 비디오 등 그간 뒷골목에서 팔리던 90여종의 물건을 한데 모았다. 해외여행 때 이런 종류의 가게를 좀 들러본 사람들은 서울의 첫 섹스숍을 '유치한 수준이군!'이라고 평했다. 남근 모양의 여성용 자위 기구처럼 법률상 금지된, '수위(水位)가 높은' 물건들은 없었기 때문이다. 개업 이튿날엔 경찰이 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