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적인 독서책을 읽겠다고 매일 타던 자전거를고삐처럼 매어놓고 내려왔다책은 무슨 책, 바닷가 여관비릿한 아랫목똬리를 틀고 한 사나흘 앉았으니남의 살 생각이 간절하다시집 위에 냄비째 올려놓고라면 먹을 때도 계란 생각장자 위에 밥솥째 올려놓고맨밥 먹을 때도 고기 몇 점 생각창틀에 턱 올려놓고밤새 바라보는 파도가젖은 아랫도리처럼 보이기도 한다읽히기도 한다생각은 생각을 낳는다두꺼운 책일수록 실용적이다책을 읽겠다고 매일 타던소를 잡아 먹는다―권현형(1966~ ) 한겨울 식물들은 단단한 껍질 속으로 생명을 수렴합니다. 북풍한설 아래에서 숨죽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