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저변에 흐르는 기류를 설명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혐오'다. 남녀와 노소, 빈부(貧富)로 나뉘어 서로를 미워하는 건 물론이고, 재중(在中) 동포와 탈북자에 대해서도 불신과 적의의 시선을 거두지 못한다. 이런 혐오 감정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신조어가 벌레를 뜻하는 '충(蟲)'이다. 반감을 지닌 대상 뒤에 붙여서 비하와 경멸의 의미를 덧씌운다.이를테면 아이를 키우는 기혼 여성은 '맘충'이고, 한국 남자들은 '한남충'이다. 학교 급식을 먹는 10대는 '급식충'이고, 반대로 노년층은 틀니를 딱딱거린다고 해서 '틀딱충'으로 부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