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 닮은 저 콧수염 남자는 왜 TV만 틀면 나오느냐"고 물은 이는 시어머니였다. 초등학생 딸이 알은체했다. "아~ 남자랑 뽀뽀하던 아저씨?" 12세 관람가에 동성애 코드가 있는 줄 모르고 딸과 함께 좌불안석으로 봤던 지난달 초만 해도, 이 영화가 돌풍을 넘어 한국 극장가를 제패하리라고는 짐작도 못 했다. 딸은 운동회 때 들은 노래가 나오자 잠시 신났을 뿐이고, '미제(美製) 노래'인 팝송 대신 민중가요를 불러야 했던 '386끝물' 엄마는 불량한 행색의 로커에게서 파바로티 못지않은 천상의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새삼 감탄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