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왕국인 신라가 망하고 고려가 들어설 무렵인 나말여초에 도선국사(道詵國師·827~898)가 출현하였다. 풍수도참(風水圖讖)의 공식적인 등장이었다. 도선국사 이래로 한반도의 역사적 전환기 때마다 단골손님으로 풍수도참이 나타나서 시대정신을 이끌기도 하고, 때로는 저항 세력에 의하여 민심을 현혹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특히 도읍지와 궁궐터를 잡을 때는 풍수라고 하는 '영발지리(靈發地理)' 사상 체계에 절대적으로 의존하였다. 이것이 한국에서 천년 넘게 이어져 온 전통이다.그러나 현재의 청와대 터는 도선국사 이래로 작동되어 오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