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미지붕들이 나지막한 가진항을 지나다횟집 지붕 위 지느러미 말라가는 가자미들을 본다노조에서도 밀려난 계약직처럼 수족관에서도 퇴출당한횟감조차 될 수 없는 물 간 생낮은 지붕 위 납작 엎드려 옆 눈으로 하늘이나 흘기며멀쩡한 해풍에 지느러미나 앙칼지게 세워본다나지막한 가진항―김영희(1954~ )한겨울 한파 때 바다 여행의 맛은 색다르다. 날 세워 몰려오는 파도 앞에서 양손으로 귀를 싸매고는 잔뜩 웅크린 우리네 작디작은 생을 발견하는 일이라니! 바다는 왜 그리 매번 젊어지기만 하는 것인지. 거기 비로소 아름답고 힘센 왕이 나타나니 바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