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가 지구를 등에 업었다. 제목은 '세상이 가는 길(Sic Orbis iter).' 세상이 어째서 가재의 등에 얹혀서 가는가. 가재는 똑바로 나아가지 못하고 총총히 뒤로 물러나며 걷는데 말이다. 하지만 그러고 보니, 세상이 완벽하게 앞으로만 나아간 적은 없다.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향해 진일보하기 위해서는 갈등과 충돌, 고난과 퇴보를 거치는 힘겨운 길을 사회 전체가 함께 감내해야 한다. 이처럼 그림 한 장과 짧은 문구로 이뤄진 엠블럼 한 페이지가 개인뿐 아니라 사회의 구성원 모두에게 날카로운 깨달음을 준다.오늘날 '엠블럼'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