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나는 엉망진창이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달리다, 번아웃(burn out) 증후군에 시달렸다. 꿈이 곧 직업인 줄 알았던 순진무구한 시절을 지나서야 나 자신이 보였다. 무작정 달리기를 멈췄다. 대신 엉뚱하게도 제7843대 벳푸 온천 명인이 되었다.온천 명인이라니, 거창해 보이지만 그렇진 않다. 일본의 온천 도시 벳푸에서 온천 88군데에 입욕하고 도장을 모으기만 하면 온천 명인이 된다. 되고 난 뒤는 더 싱겁다. '온천 명인'이라는 글자를 금실로 수놓은 검은 수건과 상장이 전부다. 시시하다고 말하는 이도 있겠지만, 오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