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식을 마치고 돌아온 14대 심수관(沈壽官)을 아버지 13대 심수관이 도자기 작업실로 불렀다. 바늘을 꽂은 흙덩어리를 물레 가운데 올려놓고 돌렸다. 물레는 도는데 바늘은 움직이지 않았다. "움직이는 물레 속에서 움직이지 않는 심을 찾는 것이 앞으로 네 인생이다." 아들은 훗날 그 말이 '조선 도공(陶工)의 피와 기술을 이어받은 정체성'에 대한 가르침임을 깨닫게 된다.일본의 조선 도공 후예이자 한·일 문화 교류의 가교로 불린 심수관가(家)의 제14대 심수관(92·사진) 선생이 16일 폐암으로 별세했다. 일본 이름은 오사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