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피를 뒤집으면 피부가 된다. 그것은 대개 따스하며, 자꾸 만지고 싶은 성질을 지닌다.조각가 박상숙(68)씨가 '행복의 부피' 연작을 제작하는 까닭은 부피가 내재한 살의 온기 때문이다. 그는 차가운 재질의 스테인리스강(鋼)에 열을 가해 풍선처럼 부풀려 조형한다. 전시장 한편에 통통한 은색 계단 하나가 있다. 넘어져도 다치지 않을 것 같다. "어릴 적 몸이 약해 친구들 노는 걸 계단에 앉아 물끄러미 쳐다보곤 했다. 당시의 기억을 이 층계가 향하고 있다."21년 만의 국내 개인전이 서울 사간동 현대화랑에서 8월 4일까지 열린다. 조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