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私募)펀드라는 이름이 국내에 알려진 건 20년 전 외환 위기 직후였다. 론스타·칼라일·뉴브리지캐피털 등 이름도 생소한 해외 사모펀드가 대한민국 경제 발전과 수십 년 고락(苦樂)을 함께한 은행들을 집어삼켰다. 사모펀드는 부실해진 은행 직원들을 무더기로 해고하고 피땀 흘려 장만한 은행 자산도 팔아치웠다. 부실을 정리한다는 이유였지만 생살까지 도려낸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해외 사모펀드가 헐값에 인수한 은행들(옛 외환, 한미, 제일은행)은 이후 비싼 값에 되팔렸지만 예전의 영화(榮華)를 되찾지 못했다. "무자비한 구조조정으로 기업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