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시대 황제들은 검투사나 마차 경기 같은 '볼거리'를 주요 통치 수단으로 삼았다. '서커스'의 어원인 '키르쿠스'는 이런 볼거리가 펼쳐지던 원형경기장을 뜻한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로마 시민들은 검투사와 맹수가 나오는 유혈극에 흥분하며 패권 국가의 강인함과 용맹함을 확인했다고 한다. 소심하거나 비겁하게 싸운 패자에게는 냉혹한 죽음을 명하는 '폴리체 베르소(Pollice Verso·내려진 엄지)'를 외쳤다. 영화에서 종종 보았듯이, 이때 최종 결정은 황제가 내린다. 볼거리가 통치 수단이 되는 마술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사실상 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