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5월 18일 전 신민당 총재 김영삼이 전두환 정권의 정치 탄압에 항거하는 단식에 돌입했을 때 나는 조선일보 정치부장이었다. 그가 단식을 시작한 초기 조선일보는 정권의 언론통제로 그의 단식을 보도하지 못했다. 모든 언론이 그랬다. 그때 언론은 김영삼의 단식을 '최근의 정세 흐름''재야인사의 식사 문제' '정가(政街) 관심사' '정치 현안' 등 암호문 같은 단어로 암시하는 데 그쳤다. 코미디 같은 상황이었다. 기자로서는 부끄러운 일이었다.나는 그때의 참담했던 심경의 연장선상에서 '거리의 편집자들'이란 칼럼(84년 11월)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