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의 낙조를 많이 보는 것도 공부이다. 가슴을 여는 짙은 감동이 있다. 분노와 배신감을 다스리는 데에는 낙조만 한 게 없다. 볼만한 낙조는 삼천포 수산시장에서 회 한 접시 먹고 보는 실안 낙조, 해남 미황사의 명부전 축대에서 바라보는 낙조, 진도의 세방 낙조가 기억에 남는다. 낙조 따라서 이번에는 제주도 모슬포 낙조를 보러 갔다. 모슬포에 며칠 머물러 보니까 이쪽의 특징은 바람이 세다는 점이었다. 50대 후반이 되면 머릿속에 쌓인 찌꺼기가 많아진다는 느낌이 드는데, 모슬포의 쌩쌩하면서도 오싹한 바닷바람은 머릿속을 정화하는 작용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