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눈귀는 없고입도 없고눈만 있는쌀은배고픈 사람 보면그냥 못 지나치고 밥이 된다.ㅡ박혜선(1965~ )단 여섯 줄에 사람 귀히 여기는 정신이 고스란히 담겼다. 시인은 조그만 쌀의 눈에 유독 시선이 쏠렸다. 왜 쌀눈을 눈여겨보았을까? 쌀눈에서 배고픈 사람 모습이 어른거렸으리라. 쌀은 오랫동안 사람을 먹여 살렸다. 그래서 쌀눈은 배고픈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참을 수 없다. 끝내 자신을 버리고 밥이 되어 '나를 먹어' 한다.쌀은 귀 없고 입 없고, 몸 한 귀퉁이에 눈만 있다. 귀 있으나 듣기만 하고, 입 있으나 말하기만 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