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3년 서인 세력이 광해군을 몰아내고 인조를 왕위에 앉히며 내세운 명분은 도덕이었다. 어머니와 동생을 살해한 패륜아와 명나라를 섬기지 않으려는 지도자를 쫓아낸다고 했다. 그런데 쿠데타 성공 직후 그들이 은밀히 결의한 진짜 목표는 따로 있었다. '물실국혼 숭용산림(勿失國婚 崇用山林)'이다.'물실국혼'은 왕비를 대대로 서인 가문에서 배출하겠다는 뜻이다. 처족(妻族)으로 얽힌 권력 네트워크를 고착시키겠다는 원대한 꿈이다. '숭용산림'은 권력에서 배제됐던 선비들을 중용한다는 뜻이다. 권력 조직을 자기네 세력으로 채우겠다는 집념이다.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