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암 투병 중인 이어령 선생이 상을 받게 돼 짧은 강연을 했다. 이 언술(言述)의 귀재는 현란한 레토릭 대신 비언어적 서사로 시종했다. 부국의 역량은 창조에 있다, 이탈리아의 가장 어두운 시대에 떠올랐던 미켈란젤로와 다빈치를 보라…. 가쁜 숨 몰아쉬던 그는 '바보야 문제는 문화야 그리고 창조야'라고 말하는 듯했다. 시인 김남조는 '산소'라는 표현을 썼다. 수상자 이어령을 향한 추임새였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문화와 예술은 혼탁한 시대의 한 줄기 산소.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없으면 죽는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