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인 머릿기름이 나오기 전 우리 동네 쪽찐 머리에 바르는 것은 대부분 피마자 기름이었다. 어쩌다 잡화 보따리 이고 다니는 사람이 동백기름이라고 내놓을 때 좀처럼 본인에게 돈 쓰지 않는 할머니가 대뜸 사들이는 것이 그 기름이었다.값도 몇 배나 비쌌다. 울타리에 흔하고 안 심어도 떨어진 씨앗에서 태어나는 피마자를 멀리하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동백기름을 집을 때 내가 물어본 적이 있다. "피마자는 끈끈하다. 동백은 매끈하고 과실하니라(부드러우면서 감촉이 좋은 것을 이르는 전라도 방언)." 아무리 딱 붙여 빗는 쪽찐 머리라지만 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