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7월 일본 나라(奈良)의 한 작은 사찰에 도둑이 들었다. 그는 사찰 소유의 조선 백자 달 항아리를 훔쳐 달아나려다 주지 스님에게 발각되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도둑은 달 항아리를 땅에 내던졌고 달 항아리는 300여 조각으로 부서졌다. 이후 3년간 보수 작업 끝에 원래 모습을 되찾아 현재 오사카 시립 동양도자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다.도공이든 예술가든 대개 형태가 온전한 그릇을 추구한다. 그런데 작가 이수경은 전혀 다르다. 10여 년 전 그의 작품을 처음 만났을 때, 그건 충격이었다. 깨진 도자기 파편들을 이리저리 붙여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