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렁스남자가 조심스레 말한다. "미안해, 잘못했어." 여자가 쏘아붙인다. "뭘 잘못했어? 사과는 왜 해?"아, 머리 아프다. 아마도 남녀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일 때부터 '우, 우!' 하는 유인원의 언어로 똑같은 말을 주고받았을 것이다. 사랑하고, 싸우고, 다시 만나고, 살다가 또 죽어갔을 것이다. 그래도 마지막 남길 말이 '사랑해'라면 행복한 삶이었다 할 수 있을까.연극 '렁스(Lungs)'의 하얗고 길쭉한 무대엔 남과 여, 두 사람만 있다. 남자는 무명 뮤지션, 여자는 환경 전공 박사과정. 둘은 공정무역 커피를 마시고 차 대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