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구 하나 제대로 없는 빌딩 속의 다락방. 서울 청계천 일대의 평화·동화·통일상가 등 피복 제조 작업장 근로 조건 개선에 앞장섰던 종업원 전태일씨의 분신자살 사건은 당국의 무성의와 업주들의 무자비한 횡포를 고발했다. 이 사건은 결코 한 종업원의 무모한 죽음으로만 끝날 것 같지 않다."1970년 11월 22일 자 주간조선에 조선일보 사회부 기자 이상현이 쓴 기사는 이렇게 시작했다. 한국 사회에 깊은 영향을 남기게 될 '전태일 일기장'을 세상에 알린 단독 보도였다.11월 13일 오후, 서울 을지로 6가 평화시장 앞길에서 스물두 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