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보〉(1~241)=20대 초반 절정기 기사들 간의 대결답게 잠시도 한눈팔 틈을 안 주는 난타전이었다. 우상귀에서 작은 신경전으로 발화한 불길은 곧장 전판으로 번지며 관전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백이 좌변에 쌓은 세력권에 단기(單騎)로 뛰어든 뒤 보여준 흑의 타개 수법도 훌륭했다. 그때만 해도 백의 공격 실패로 바둑은 쉽게 끝날 듯 보였다.하지만 흑은 이후 주도권을 승리로 이어가지 못한 채 주춤댔고, 백은 그 틈을 이용해 반격에 성공했다. 하중앙 전투에서 회복한 백은 우하귀를 버리고 우변 흑진 파괴에 승부를 거는 과감한 작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