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방위사업청에서 군함을 만들지만 4년 전까지 나는 판사로 일했다. 직업을 바꾼 것은 판사직이 싫어서가 아니었다. 인생이 한 번뿐이기 때문이었다. 딱 한 번 유럽 여행을 가는데 처음 간 프랑스가 좋다고 이탈리아나 체코를 가보지 않는 것은 손해 아닌가. 새처럼 세상을 내려다보는 대신 뱀처럼 대지를 뒹굴고도 싶었다. 외교부·국방부·유엔재판소에서 진즉 다른 세계를 맛본 영향도 있다. 범죄와 이혼 판결문 대신 이제는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좀 더 쓰고 싶었다.재판 이야기에 음식 이야기를 곁들여 보았다. 먹기도 즐기고 글쓰기도 즐기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