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 있고 아름다운, 박은빈
배우 박은빈은 언제나 차분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갑니다. 옳다고 생각되는 방향을 정하면 꾸준히, 성실하게 한 걸음씩 내딛죠. 아역으로 시작해 어느덧 데뷔 28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흔들림이 없습니다.
누군가의 아역으로 연기를 시작한 박은빈은 이제 당당하게 자신의 이름을 건 원톱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방송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인생 캐릭터를 만났죠. ‘우영우’라는 인물은 연기를 하는 박은빈에게도, 그 모습을 지켜보는 시청자에게도 아름답고 특별한 여정을 선사했습니다. 어려운 작품이었고 과정은 험난했지만, 결국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박은빈은 대체 불가능한 배우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박은빈은 데뷔 후 첫 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습니다. 지난 28일 진행된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박은빈은 강력한 후보들을 제치고 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했습니다. 박은빈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마자 그간의 마음고생을 보여주듯 눈물을 펑펑 쏟았습니다. 작품에서 함께했던 동료 배우들도 눈물을 흘리며 축하 인사를 건넸죠.
대상을 품에 안은 박은빈은 겸손하면서도 담담하게 소감을 말했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 제가 배우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대상을 받을 수 있는 어른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그 꿈을 이루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영우를 이해해보려는 시도가 조금이나마 자폐 스펙트럼을 알리는 계기가 됐길 바라면서 여러분이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신 만큼 도움이 되었기를 바랐습니다. 세상이 달라지는 데 한몫을 하겠다는 거창한 꿈은 없었지만 작품을 하면서 적어도 이전보다 친절한 마음을 품게 할 수 있기를, 또 전보다 각자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을 다름이 아닌 다채로움으로 인식하길 바라면서 연기했습니다. 그 발걸음에 관심 가져주시고 행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은빈은 드라마에서 자폐 스펙트럼을 희화화하지 않기 위해 말투와 손짓, 눈빛, 걸음걸이 등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치밀하게 연구해 ‘우영우’를 완성했습니다. 그녀의 노력 끝에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우영우’가 탄생할 수 있었죠. 사실 박은빈은 혹여 자신의 드라마 출연 결정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까 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출연을 망설였다고 합니다. 그는 “처음으로 스스로의 한계를 맞닥뜨릴 때가 있었지만 좌절을 딛고 마침내 끝낼 수 있어 다행인 작품이었다”고 회상하기도 했습니다. 어려운 결정이었던 만큼 애정이 큰 작품이었다고 고백하기도 했죠.
“<우영우>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사는 ‘제 삶은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 있고 아름답습니다’라는 것입니다. 영우를 통해 이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 기뻤어요. 나는 알아도 남들은 모르는, 남들은 알지만 나는 알지 못하는 이상하고 별난 구석들을 영우에게 배웠습니다. 영우의 발걸음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습니다.”
최고의 자리에 서서 “다시 새롭게 정진하겠다”며 마음을 다잡은 박은빈. 그녀가 지금도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건 주변의 소란에도 흔들리지 않는 중심이 있기 때문 아닐까요? 앞으로 박은빈이 보여줄 새로운 걸음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