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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한 출발

돌연한 출발

‘생각지도 못한 일이 갑자기 일어난 상태.’ 연말과 연초를 지나며 ‘돌연하다’는 말의 의미를 천천히 되새기고 있다. 그것은 느닷없는 발생, 갑작스러운 출현 정도일까. 살면서 그런 것이 주는 기쁨과 즐거움을 낙관하며 돌연한 것과 만나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기다릴 때가 있다. 살면서 그런 것이 주는 슬픔과 괴로움을 비관하며 돌연한 무언가가 일어나지 않기를 간곡히 바라기도 한다. 따지고 보면 사는 일의 대부분은 돌연히 일어나고 다가오고 벌어지는 것일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돌연하다’ 뒤에 ‘출발’이라는 단어가 붙는다. 누군가 예기치 않은 순간 갑작스럽게 길을 떠나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그러다 어느새 ‘모든 건 돌연한 출발이었다’는 나만의 문장을 만들기에 이른다. ‘그렇지, 돌연한 출발이지’라면서.

Unsplash

이 말에 사로잡히게 된 건 순전히 프란츠 카프카 단편선의 표제작 <돌연한 출발>(2023, 민음사) 때문이다. 책 읽기에 시간을 들여본 이라면, 프란츠 카프카를 피해 가거나 건너뛰기란 좀처럼 쉽지 않은 일임을 알 것이다. 나 역시 오래전 카프카를 읽었고, 오랜만에 다시 카프카를 읽는다. 그때나 지금이나 ‘카프카적 세계’와 ‘카프카적 인간’을 어렴풋하게, 동시에 너무도 선연히 느끼고 내가 사는 소설 밖 세계를 ‘카프카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험을 한다. ‘그 성격을 띠는’, ‘그에 관계된’, ‘그 상태로 된’을 뜻하는 접미사 ‘-적’이 모든 작가에게, 대다수의 작가에게 따라붙지는 않는다. 그런 면에서 카프카는 단연 독보적이고 예외적이다. ‘카프카적 세계’와 ‘카프카적 인간’은 분명히 있다. 카프카 탄생 140주년을 기념해 그의 단편을 묶어 출간한 이 책 어디를 펼치든 ‘카프카적’이다. 카프카의 소설, 드로잉, 편지, 역자가 쓴 시집 <카프카, 나의 카프카>(1994, 민음사)와 편집자가 덧붙인 카프카에 관한 글까지. ‘카프카적’이다.

프란츠 카프카 <돌연한 출발>(2023, 민음사)

“내 그림은 순전히 개인적인 그림 글쓰기야. 시간이 지나면 나조차 그 의미를 발견할 수 없을 거야.“ -카프카가 친구 구스타프 야누치에게 한 말

‘카프카의 작품 속 인물들은 아무리 그 사태의 본질을 파헤치려 해도 다가갈 수도, 해결할 수도 없다. 가혹한 운명에서 벗어날 수도 없다. 폐에 구멍이 나 더는 쓸모가 없거나 벌레로 변신해 사람이 아닌 해충이 될 뿐이다. 일과 창작 사이의 고민, 가장의 무거운 어깨, 결혼에 대한 부담, 엄습하는 초조함과 우울. 카프카가 남긴 전망은 오늘도 여전하기에 백 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시대 카프카들이 뒤를 잇는다.’(360쪽) 편집자의 단정한 문장이 ‘카프카적’이라는 말의 형상을 짐작하게 한다.

이번 책에는 <법 앞에서>, <변신>, <시골의사>, <선고> 같은 비교적 잘 알려진 카프카의 글과 짧디짧은 초단편까지 고루 수록돼 있다. 카프카적 세계로 다시금 이끌어준 <돌연한 출발>로 돌아가보자. ‘나’는 길을 떠나려 한다. 그러자 하인이 어딜 가는지, 목적지는 있는지, 일용할 양식은 준비됐는지 묻는다. ‘나’의 대답은 이러하다. “그냥 여기를 떠난다. 그냥 여기를 떠난다. 그냥 여기를 떠나 내처 간다, 그래야만 나의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노라”, “내가 ‘여기를 떠난다’라고 했으렷다. 그것이 나의 목적지이니라”, “…양식을 마련해 가봐야 양식이 내 몸을 구하지는 못하지. 실로 다행스러운 것은 이야말로 다시없는 정말 굉장한 여행이란 것이다.”(154~155쪽) 떠남 자체가 목적인 삶, 그저 내처 가는 그 길은 얼마나 놀랍고 경이로운 오디세이인가.

유독 눈에 밟히는 글은 <밤에>다.
‘밤에 흠뻑 잠겨. 이따금 골똘히 생각하기 위해 고개를 떨구듯 그렇게 흠뻑 밤에 잠겨 있음. 사방에는 사람들이 잠자고 있다. 그들이 집 안에서, 탄탄한 침대 속에서, 탄탄한 지붕 아래서, 요 위에서 몸을 쭉 뻗치거나 오그린 채, 홑청 속에서, 이불 밑에서 잠자고 있다는 조그만 연극 놀음, 순진무구한 자기기만. 사실은 그들이 언젠가 그때처럼 그리고 후일 황야에서처럼 함께 있는 것이다, 벌판의 막사, 수효를 헤아릴 수 없는 사람들, 하나의 큰 무리, 한 민족이 차가운 하늘 밑 차가운 땅 위에 내던져져 있는 것이다, 이전에 서 있었던 곳에 이마는 팔에 박고 얼굴은 땅바닥을 향한 채 조용히 숨 쉬며. 그런데 네가 깨어 있구나, 파수꾼이구나,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을 찾자고 곁의 섶나무 더미에서 꺼낸 불타는 장작을 휘두르는구나. 왜 너는 깨어 있는가? 한 사람은 깨어 있어야 한다고 한다. 한 사람은 있어야 한다.’(304쪽)

깊은 밤, 유일하게 깨어 있는 한 사람이 있다면, 어디선가 아무도 모르게 잠 못 들고 있을 누군가는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카프카적 세계에서 흔히 마주할 수 없는 짧은 안도의 시간과도 같은 작품이다.

산뜻한 시작을 알리는 1월은 다르게 말하면 뭐라도 해야 할 것 같고 어디로든 출발해야 할 것 같은 얼마간의 부담이 작동하는 달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 우연히 재회한 카프카를 새로이 읽는 일로 이 시간을 보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카프카적 세계는 소설 안팎에서 여전히 유효한 것 같고 그리하여 ‘나’처럼 나 역시도 돌연한 출발을 생각한다. 그리고 ‘한 사람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깨어 있는 한 사람이 될 수 있는지 자문해보는 것이다. 그렇게 1월을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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