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고 싶은 도시, 엑상프로방스
떠날 수 없지만 떠나고 싶다. ‘탈조선’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 전에도 이민을 가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았다. 특히 정치적 상황이 부정적으로 흘러갈 때는 더 그랬다. 지지난 대선 두 번을 거치는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던 가게에서, 친구들과 어울린 자리에서, 친척들을 만난 결혼식장에서, 그리고 엑상 프로방스의 한국인 가정에서 이민 가고 싶다는 말을 많이도 들었다. 그때까지 나는 이민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떠날 수 없지만 떠나고 싶다. ‘탈조선’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 전에도 이민을 가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았다. 특히 정치적 상황이 부정적으로 흘러갈 때는 더 그랬다. 지지난 대선 두 번을 거치는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던 가게에서, 친구들과 어울린 자리에서, 친척들을 만난 결혼식장에서, 그리고 엑상 프로방스의 한국인 가정에서 이민 가고 싶다는 말을 많이도 들었다. 그때까지 나는 이민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이 도시가 아름다운 이유는 완벽한 날씨도, 성실히 일하면 되돌려받는 아메리칸 드림 때문도 아니다. 궁지에 몰린 약자를 외면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 <라라랜드>는 로스앤젤레스의 곳곳을 사랑이야기에 담아 그려낸 작품이다. 이 도시에 정착한 지 햇수로 9년째인 나도, 미국 동부에서 나고 자란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바라본 영화 속 장소들로 달려가고 싶은 감상에 빠졌다. 감독은 자칫 단조롭게 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