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6년 만에 존폐의 기로에 놓인 ‘도서정가제’
책에 가격을 매기기에 앞서, 책이 품은 사유의 가치를 묻는다. 시행 6년 만에 존폐의 기로에 놓인 도서정가제 앞에서. 사무실의 형광등 불빛이 유독 흰빛으로 느껴졌던 것은, 겨울 초입의 저녁 어둑한 창밖 탓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수신인의 이름을 부르다 지친 배달원들은 상자를 쌓아놓고 돌아갔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는 사람들처럼 조금은 들떠서 상자에 붙은 송장의 이름을 확인하던 그들은 옮길 수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