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 세월은 흘러가고 작별의 날이 왔네
철같이 부식된 안개가 재색 빌딩 위에 어른거립니다. 거주지의 엷은 회색은 옅은 갈색으로 보입니다. 골목 응달엔 우유의 막처럼 얇은 2월의 눈이 덮여 있습니다. 나도 눈사람 같습니다. 석탄으로 만든 눈, 녹아내리는 코, 나뭇가지가 그린 입. 내가 있건 없건 눈 내린 날이면 계속될 풍경입니다. 겨울을 보내고 눈앞에 놓인 따뜻한 날짜를 세는 것은 무척 흥분되는 일입니다. 그러나 실수일지도 모릅니다.